사직, 합의해지의 개념

근로관계의 종료원인은 크게 ①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②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③사용자나 근로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계약기간의 만료, 근로자의 사망 등)로 나눌 수 있음
퇴직은 다시 ①근로자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한 근로계약의 해지를 의미하는 사직 ②근로자와 사용자의 합의에 의한 근로계약의 해지를 의미하는 합의해지로 구분됨

사직의 의사표시의 성격

판례는 사직의 의사표시에 대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근로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시키는 해지통고(해약의 고지)로 이해하고 있으며, 다만 사직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사직서의 구체적 내용, 사직서 작성,제출의 동기 및 경위, 사직의 의사표시 철회의 동기, 사직서 제출 이후의 상황 등 제반사정을 참작 고려하여 근로계약에 대한 합의해지의 청약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있음

사직과 합의해지의 법률관계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것이므로 부당해고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제한을 받지만, 사직과 합의해지에 관해서는 근로기준법을 비롯한 노동관계법이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따라서 대등한 당사자 사이의 계약관계를 규율하는 민법이 적용됨
사직과 합의해지가 다툼의 쟁점이 되는 경우는 ①사직의 의사표시 내지 근로계약해지의 합의가 존재하는지 여부, ②근로자의 의사표시가 하자 있는 의사표시에 해당하는지 여부, ③사직의 의사표시 내지 합의해지의 청약이 철회 가능한지 여부 등임

사직의 의사표시 존부를 판단하는 요소

민법상 의사표시는 원칙적으로 불요식행위로 근로계약에 대한 사직의 의사표시 역시 특정한 방식이 요구되지 않으므로 서면은 물론 구두나 이메일(전자문서)을 통한 의사표시도 효력이 있음
법원이 사직의 의사표시 존재를 긍정하는 구체적 판단요소로는 ①근로관계 종료가 다투어지는 시점 이전에 존재하는 사직의 의사표시, ②동료직원과의 작별인사, ③개인물품의 정리 및 반납, ④출근거부, ⑤해고의 부당성을 다투는 항의내지 이의제기의 부존재, ⑥퇴직금,전별금,감사패 등의 이의없는 수령, ⑦다른 직장에의 취업, ⑧권한 없는 직원으로부터의 해고 통지 후 결근 등이 있는 경우 등으로 어느 하나에 해당한다고 하여 사직의 의사표시가 있음을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함.

사직의 의사표시와 하자

(1)진의 아닌 의사표시
자기의 진의와 다른 의사표시를 표의자 스스로 알면서 하는 경우를 진의 하닌 의사표시라고 하는바 민법은 제107조 제1항에서 진의 아닌 의사표시의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유효하고 다만 상대방이 표의자의 진의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무효라고 규정함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음
판례의 경향은 회사의 방침이나 지시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일괄)사표를 제출한 경우에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로 인정되는 반면, 희망퇴직(명예퇴직)의 경우 또는 비위행위로 인해 징계가 예상되는 경우와 같이 근로자가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불이익이 예상된 결과 자발적으로 사직서 등을 제출한 때에는 진의에 의한 의사표시를 인정하고 있음.

(2)강요 등 기타 의사표시의 하자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이나 경제적 불이익, 폭언 등을 가하면서 반복적으로 사직을 종용하여 근로자의 자유의사가 침해된 상태에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 이는 강요 내지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됨
그러나 법원은 인사담당자가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장래 징계해고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객관적인 상황에 대한 고지에 불과하여 강요라고 볼 수 없다고 봄

사직의 의사표시의 철회

사직의 의사표시가 근로자의 일방적인 근로계약 해지통고(해약의 고지)에 해당하는 경우 근로자는 사직의 의사표시가 사용자에게 도달한 후에는 사용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철회할 수 없는 반면, 사직의 의사표시가 근로계약에 대한 합의해지청약에 해당하는 경우 근로자는 철회로 인해 사용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입히는 등 신의칙에 반하는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용자의 승낙이 근로자에게 도달할 때까지 청약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음